나는 늘 깨달음이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싯다르타》, 《바가바드 기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같은 책들을 읽으며 답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깨닫는다는 것은 여전히 모호했다.

처음에는 깨달음이 선택받은 사람만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금식이나 속세의 유혹을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 사원에서도 초콜릿을 몰래 먹으며 기뻐하는 모습처럼 인간적인 흔들림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은 뒤 태국의 숲속 사원 왓빠 나나찻으로 향한다. 이곳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명상과 수행을 하며 마음을 다듬는 공간이다. 책 속에서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그 답은 거창한 성공이나 목표가 아니라, 비우는 삶, 알아차리는 삶이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움켜쥐는 것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비워낸 마음은 어느새 충만해진다.”라는 구절이다. 우리는 늘 더 가지려고 애쓰지만, 이 책은 놓아야 보이고, 멈춰야 들리고, 비워야 채워진다고 말한다. 숲속 사원에서의 삶은 적게 먹고, 적게 자고, 적게 말하는 절제된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충만을 경험한다.
그 모습이 내게는 친근하게 다가왔다. 사원에 들어갔다고 해서 곧바로 속세를 벗어던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습관과 새로운 규율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오히려 나와 닮아 있었다. ‘선택받은 자’라는 자만심도 있었지만, 부처의 가르침을 배우며 내면이 변해가는 과정 자체가 희망으로 느껴졌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그 말처럼, 깨달음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조금씩 걸어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인상 깊은 부분
나는 다른 체류자들에게 들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킨더 부에노의 포장지를 뜯은 뒤 초콜릿 바를 입에 넣었다. 킨더 부에노는 편의점에서 충동구매를 한 뒤로 배낭 속에서 계속 나를 불렀다. 이제야 그 부름에 응한 것이다. 나는 입을 다물고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천국이 따로 없군.